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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보노보 (Bonobo)

왐바의 보노보

by 모콤보소 2013. 2. 8.


왐바의 보노보


  왐바(Wamba)는 콩고민주공화국의 에콰테르주에 위치하고 있는 아주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이 작은 마을은 아주 특별한 마을로 영장류 학계에 알려져 있는데,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어떤 마을에서도 찾아 보기 힘든 보노보가 살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마을을 특별하게 만든 보노보들과 이들의 공존은 언제나 갈등의 연속이다. 그래도 난 이 갈등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그들과 보노보가 공존 할 수 있다고 본다.

     사진1. 왐바 마을의 가옥과 길. 이들이 사는 땅은 온통 척박한 모래다. 보통 평지에서는 돌을 하나도 볼 수가 없다.


  자동차도 다니지 않는 오지중의 오지라고 할 수 있는 이곳 왐바를 유명한게 만든 데 또 하나의 중요한 역할을 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바로 교토대학교의 영장류 연구소의 연구자들과 학생들이다. 그들은 1971년 콩고분지를 조사하여 보노보의 실존을 학계에 알리고, 이어진 1973년의 카노 박사의 조사를 통해서 왐바를 장기 연구지로 정하게 된다. 


  여담을 하자면, 카노 박사의 1973년의 조사는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한다. 그는 5개월간 혼자서 두다리와 자전거를 이용하여 아프리카 자이르(콩고의 옛이름)의 열대 우림을 누볐다고 한다. 때때로 해질녘 도착한 마을에서 쫓겨나기도 했지만, 고생 끝에 낙이 온다고 하던가. 왐바에 도착한 그는 큰 환영을 받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곳의 숲에 보노보가 살고 있다는 말을 마을 사람들로부터 듣게 되고, 머물던 중 그는 보노보의 울음 소리를 듣게 되었다. 그래서 그 다음해 그는 그의 학생이었던 구로다 박사를 왐바에 보내 보노보들의 habituation (습관화?) 을 시도한다. 이렇게 왐바의 보노보 조사지는 시작 되었고, 내전의 아픔을 겪으며 거의 10년간 연구가 중단 되기도 했지만 2003년 조사를 다시 시작하였고 그 이후 지금까지 최고의 보노보 연구지로 남아 있다.


  쿠로다 박사가 최초로 습관화에 성공한 보노보 집단은 Elanga라고 불리는 집단이었다. 이 엘랑가는 농지나 밭 정도로 번역되는 링갈아 어의 단어 인데, 이들 보노보 그룹이 마을의 주변, 밭이 많은 지역에 살고 있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후에 이 그룹은 E1과 E2로 나뉘게 되고 이중 E1 그룹은 2013년 현재 세상에서 가장 오랫동안 연구된 보노보 그룹이다. 1970년대 초반 쿠로다 박사가 이름을 붙였던 아기 보노보 타와시는 지금은 노쇄한 할아버지 보노보가 되어 있는데, 이 보노보를 보는 그의 마음은 어떠할지 궁금하다. 


   2011년 처음으로 만났던 아기 보노보가 앞으로 40년 후, 어떤 모습으로 살아 있을까? 그들이 앞으로 40년을 계속 인간과 공존 할 수 있을까에 대한 답은 지금 할 수 없을 것같다. 하지만 그들의 미래는 우리 인간의 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커져가는 개발욕구와 인구의 증가는 보노보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보노보의 생존을 위해서 현지인들의 욕구를 제한 하는 것이 가능할까? 아니 그렇게 해도 되는 것을까? 어려운 문제이다. 나는 외부인으로 그들이 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조언을 해주는 것과 그들의 삶이 지속가능한 개발을 통해 더욱 나아지는 것을 도우는 일을 하고 싶다. 한계가 뚜렷해 보이지만, 그래도 현지인들의 삶의 개선과 교육수준의 개선 없이는 밀려들어오는 현대문명의 이기에 대한 욕망을 그들이 거스를 수 있을것 같지가 않다.


  왐바의 보노보. 지난 40년, 그리고 앞으로의 40년. 우리는 어떤 미래를 그려나가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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