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컴퓨터

긁어서 부스럼 (레노버 x1 카본 10세대)

by 모콤보소 2023. 1. 7.

부제: 윈도우 11 설치 중 네트워크 드라이버 잡아주기

교토대학교에 박사후연구원으로 오면서 나에게도 처음으로 내 스스로가 활용할 수 있는 작은 연구비가 생겼다. 그래서 가장 먼저 한일이 무엇인고 하니. 바로 2016년 구매한 내 느린 그램을 대신할 새로운 컴퓨터를 장만한 일이다. 내 그램은 i3를 사용하고 있고, 또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가끔씩 Zoom으로 미팅을 하면서 화면 공유를 하는 것도 힘들어 했다. 물론 나의 최적화(?) 스킬을 이용해서  - 최적화라고 썼지만 사실은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 - 최대한 가볍게 운영이 되고 있기에, 간단한 인터넷 서핑이나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같은 일은 무리가 없다. 사실 최근의 나는 최소한만 윈도우를 만지고 거의 설치한 윈도우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을 절실히 깨닳았기 때문이다.  내가 윈도우의 최적화에 대해서 눈을 뜨게 된 연유는 아래 글을 읽어보시면 된다.

https://beyondtw.tistory.com/44

 

윈도우 11을 사용하며

20년도 전, 윈도우 98에서 윈도우 Me로 새롭게 OS가 넘어가던 시절이랬다. 고등학교 때라 기억은 가물가물하지만, 나는 스타크래프트에 미쳐 있었던것 같다. 피씨방에 가면 쾌적한 환경에서 스타

beyondtw.tistory.com

 

잡설이 또 길어지고 말았지만, 다시 연구비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왕 사는 것 빠릿빠릿하고 가벼운 노트북으로 구매를 하려고 마음 먹고 이것 저것 보던 중, 레노버 x1 카본이 눈에 들어왔다. 괜찮은 사양에, 일본에서도 살 수 있고, 마침 엘지 그램에 비하여 튼튼해 보였다. 그래서 거금 27만엔을 들여서 i7이 장착된 10세대 x1 카본을 구매하게 되었다. 주문후 약 2주 정도 지나니 노트북이 도착하였다.

오. 이렇게 내 손으로 노트북을 받아 열어본 것은 처음이다.

 

 

노트북이 도착하자 어린아이처럼 개봉을 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좋은 노트북으 쓸 수 있게 되다니, 더 열심히 연구 논문을 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잠깐 하는데, 스스로가 부끄러워진다. 그래도 이제 무거운 사진이나 영상, 데이터 분석 작업을 조금은 손쉽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소문대로 레노보의 키보드는 꼿꼿하다. 나는 이것이 많은 것을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기쁨도 잠시였다. 윈도우 11이 깔려있던 이 노트북에, 나는 이런 저런 최적화를 해보려고 노력하다가, 결국 포멧을 결정하고 만다. 아 또 이렇게 나의 긁어 부스럼은 시작되었다.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더니, 구매한 그대로는 나에게 맞지 않았나 보다. 포멧을 하고 새로 윈도우 11을 까는데, 이럴수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지 않아 사용자 설정을 진행할 수 없었다. 최신 노트북인 내 레노보는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윈도우가 자동으로 잡아주지 못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찾아보니 인터넷 없이도 윈도우 11을 설치할 수도 있었지만, 나는 윈도우가 권장하는 방식을 따르고 싶었다. 정말 다행이도 내 오래된 그램 덕에 나는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받아서 USB에 옮기고 드라이버를 설치하여 윈도우 11 설치 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아래는 내가 참고한 아수스의 웹사이트니 혹시 나와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다면 참조 바란다. 

 

https://www.asus.com/support/FAQ/1048624/

 

[Notebook] Troubleshooting - How to fix no Wi-Fi network connectivity when installing Windows 11 | Official Support | ASUS Globa

 

www.asus.com

 

 

 

영어라 조금 어렵다 하시는 분들을 위해서 간략히 설명해두겠다.

 

1. 윈도우 11 설치 중 인터넷을 연결하라는 아래 화면이 나오면, Shift + F10을 눌러 명령프롬프트(command prompt) 창을 연다.

윈도우 11 설치 화면 중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찾을 수 없을 때 나오는 화면

 

 

2. 명령프롬프트 창에 C:\Windows\explorer.exe & exit 를 입력하고 엔터키를 눌러 윈도우 탐색기를 연다.

Shift + F10을 누르면 명령프롬프트가 나온다.

 

 

3. 윈도우 탐색기를 이용해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저장한 USB등의 폴더로 이동하여 드라이버를 설치한다.

탐색기가 실행이 되면 네트워크 드라이버를 저장한 USB로 이동하여 드라이버를 설치하면 된다.

 

 

이렇게 드라이버를 설치하고 나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고 지시에 따라서 윈도우 11 설치를 마칠 수 있다. 그런데 왜 이 모든 일들을 하게 된 것이었지? 아. 생각이 났다. 나는 윈도우 xp 시절부터 파티션을 나누어 개인 파일들은 조금은 더 안전한 D드라이브에 따로 보관하는 방식으로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었다. 20년 넘게 이런 방식으로 윈도우를 운영했기에 그냥 습관처럼 윈도우 11도 기존과 같은 방식으로 이용을 하려고 했다. 그런데 윈도우 11의 파티션을 나누려고 했더니, 이런 저런 시스템 파티션들 때문에 깔끔하게 파티션을 나눌 수 없었고, 그것이 신경 쓰여서 이것 저것 만지다보니 새로산 나의 컴퓨터가 슬슬 문제를 만들어 내기 시작하였다. 건드리면 자꾸만 커지는 이런 종류의 것들은 그냥 두어야 하는데, 왜 나는 자꾸 어리석음을 되풀이 하는지 후회가 되었다. 하지만 나는 지난번 식칼을 갈며 깨닫지 않았던가. 새로운 방식을 배우기로 마음 먹었으면, 후회는 굳이 길게 할 필요가 없음을. 이번기회에 내 오래된 윈도우 사용 습관도 바꿔보기로 마음 먹었기에 미련없이 윈도우를 날려버렸다. 어떤 분야에 대해서 많이 알게된 경우 얻는 하나의 장점이라면 이런 작업을 실행하는데 고민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리라.

 

시간은 조금 들었지만 윈도우를 새로 깔고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다 설치하고 나니 파티션을 다시 하나로 만든 일이 잘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윈도우 10부터는 어지간하면 윈도우가 크게 꼬여서 새로 설치할 일도 거의 없었기에 윈도우 재설치시 데이터 보호를 위해서 파티션을 나누는게 큰 도움이 되는 일이 줄었다. 그리고 원드라이브와 드롭박스를 사용하고 있는 나는 이제 데이터 저장용 파티션이 따로 필요하지도 않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그랬다. 지속되는 성공적인 시스템은 보통의 사람들이 더 안전하고 쉽게 그 시스템을 이용하도록 다양한 장치들을 추가하고 개선한다. 오히려 그것을 못보고 옛날의 방식만을 내가 고수하려던 것은 아니었는지 반성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말이다.....

아무래도 너무 쉽게 이번 일이 처리가 되어서 왠지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내 글을 읽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거 이야기가 너무 쉽게 흘러가는 것 같지 않나? 내가 정말로 새 컴퓨터에 이렇게 빠르고 쉽게 적응을 하게 될까? 나의 긁어부스럼을 만드는 성향이 이렇게 쉽게 만족하게 될까? 나 스스로가 불안하던 차에, 역시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바로 문제는 구매후 2주 만에 Enter 키에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며 키를 누르는 느낌이 이상해진 것이다....다음에는 이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