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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회/육아

8개월 아기의 계란 알레르기

by 모콤보소 2025. 10. 8.

지난 1월 15일, 아들이 태어났다.
예정보다 거의 한 달 빨리 세상에 나온 작은 생명이지만, 놀라운 경이로움을 보여주며 성장하는 모습에 그 동안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100일 정도부터였을까, 눈을 마주하며 웃어주는 작은 생명을 보고 있노라면, 이 작은 생명의 경이로움에 가슴이 아릴 지경이다. 예방 접종 후의 잠깐의 발열을 빼고는 아직 한 번도 심하게 아픈적이 없기에 생 후 260일을 넘어서고 있는 요즘 나와 아이 엄마는 이 생명의 취약성에 대해 조금 방심하고 있었나보다.
 
오늘 아침 (25년 10월 8일), 걱정없이 먹인 계란 지단에 아이 입 주변이 붉어지더니, 목을 시작으로 몸에 홍반이 생기기 시작한다. 이유식을 다 먹고 나서 한 5분정도 지났을 때였다.
나와 아이 엄마는 갑작스러운 알레르기 반응에 놀라, 허둥지둥.
다행히 엄마가 먼저 정신을 차려 병원을 예약하고, 택시를 불렀다.
나는 출근을 해야 해서 아이와 엄마만을 택시에 태워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집에서도 한참 동안은 정신이 어딘가로 나가버린것 같았다. 택시를 기다리는 동안 아기는 사실 홍반이고 뭐고 상관없이, 한참 재미를 붙인 방안 구석 구석의 탐험과 책에 침을 뭍히는 작업에 열중하고 있었다. 발진이고 뭐고, 대수롭지 않은 듯한 아기의 모습이 고맙고도 대견했다.
하지만 그런 아기를 보며, 나와 아이 엄마는 스스로를 자책하기 바빴다. 계란 지단을 먹인 것을 자책하는 엄마와, 입 주변을 너무 자주 닦아준 나의 행동을 자책하는 아빠의 모습. 하지만 그와 대비되는, 아기의 평안함을 보며, 부모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조금은 배울 수 있었다.
  
작은 사건이라면 작은 사건이지만 어찌나 놀랐던지, 출근을 하고서도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래서 내 마음을 정리할 겸, 이렇게 글을 써본다. 출근 후 얼마 후 메신저로 병원에는 잘 도착하였고, 약을 먹고 발진도 이제 가라앉았다고 연락이 왔다. 안심이 된다.
알레르기 테스트 결과는 21일에 나온다고 하니, 그때까지는 더 조심해서 아이에게 먹을 것을 줘야겠다.
 
일도 안되고해서 관련 논문을 찾아보니, 보통 심각하지 않은 경우, 약 50%의 아이는 3년 정도면 (만 4 ~ 4.5세) 계란 알러지에 대부분 내성을 갖게 된다고 한다.
https://www.jacionline.org/article/S0091-6749(02)00095-7/fulltext
 
그리고 이런 저런 다른 알러지가 있고 심한 경우에도 16세 정도까지면 약 70%는 계란 알러지에 내성을 갖게 된다고 하니, 크게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것 같다. 특히, 구운 조리법(baked)을 이용한 계란요리에서는 문제가 없는 경우, 계란 알러지는 괜찮아지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마도 긴 시간 요리를 해서 완벽히 요리된 계란에는 문제가 덜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https://www.jacionline.org/article/S0091-6749(07)01834-9/fulltext
 
우리 아이도 그동안 삶은 계란에는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열이 고르게 전달될 가능성이 낮은 후라이팬을 이용한 계란 요리는 앞으로 지양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검색을 해보니, 클리앙에서 재미있는 글이 있었다. 스크램블 에그에서 알레르기가 나타났다는 것. 이 아이도 우리 아이처럼 완전히 익힌 다른 조리법에서는 그렇지 않았다는 것.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18176966 

아기가 계란알러지인지 헷갈리네요 : 클리앙

이제 돌 된 아기가 있습니다. 지난주 금요일 저녁식사에 처음으로 계란흰자까지 해서 스크램블 에그를 해주었습니다. 나머지는 그전날에도 먹었던 반찬이었구요. 저녁식사후 30분정도 지나자

www.clien.net

 
과학적인 검증을 하지는 않았지만, 계란의 경우 오랜 시간을 들여 완전히 익히는 조리법이 중요한 것 같다.
앞으로 한 달 정도 후에, 오랫동안 삶은 노른자부터 다시 먹여봐야겠다.
미국 기준으로 약 1%의 아이에게 나타난다는 계란 알레르기. 우리 아이가 그 1%에 해당한다는 것이 조금 속이 상하지만, 그래도 어쩌겠는가. 조심하며, 앞으로 더 조심하며, 흙과도 가까운 생활을 해야겠다고 다짐해본다.
 
끝으로, 아이에게 생긴 일로 너무 자책하지는 말자.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었을 것이다. 쉽게 대응이 가능한 곳에서, 대응이 가능한 시간에 발생한 것이 다행한 일이었고, 빨리 병원에 갈 수 있어서 그것으로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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